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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세계 최대의 야외 박물관

지금은 그리스와 튀르키예가 견원지간처럼 사이가 좋지 않지만 고대 로마 시대에는 같은 뿌리였다. 그래서 두 나라에는 공통적으로 고대 로마 시대의 유적이 많다. 튀르키예는 나라 자체가 거대한 박물관이자 세계 문명의 용광로다. 로마 유적은 로마보다도 터키에 더 많이 남아있고 '그리스 문명'이 발생하고 꽃피운 지역도 대부분 튀르키예에 속해 있다. 필자가 '유럽 여행은 튀르키예부터'라는 지론을 가지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아니톨리아 고유의 문화에 동로마와 비잔틴 문화, 오스만 제국의 유적까지 더해진 튀르키예는 매년 50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세계 6대 관광대국으로 성장했다.   튀르키예는 이스탄불과 카파도키아, 콘야, 안탈야, 파묵칼레, 에페소, 아이발륵 코스로 여행하면 제일 좋다. 여행길은 카파도키아에 이르러 감동하는 이들이 많다. 육중한 바위와 까마득한 협곡 아래로 형형색색의 수없이 많은 열기구가 두둥실 떠오르는 곳! 발아래 각양각색의 기암괴석이 끝도 없는 황야 속에 파노라마처럼 이어진다. 대표적인 곳은 파샤바. '요정의 굴뚝'이라 부르는 거대한 버섯 모양 바위들이 늘어서 있다.   첩첩이 쌓인 거대한 바위들이 가득한 이곳에서 카파도키아 초기 정착민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로마제국의 종교 박해를 피해 숨어들었던 이들은 응회암 바위를 동굴처럼 파고들어가 자신들만의 은신처를 만들어냈다. 끝없이 늘어선 기암괴석이 교회와 성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유네스코는 자연과 인간의 손길이 어우러진 이곳에 주목해 1985년 카파도키아 지역 전체를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했다.   또한 터키 여행의 핵심이 되는 이스탄불은 터키 그 자체를 상징하는 도시다. 이슬람 문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톱카프 궁전부터 세계 최고, 최대 규모이자 비잔틴 양식을 대표하는 아야소피아 박물관, 오스만튀르크 고전기 건축의 진수라고 평가받는 블루 모스크, 로마시대 전차 경기장으로 사용됐던 히포드롬 광장, 4500개 상점이 자리한 실크로드의 종착지 그랜드 바자르, 336개 기둥이 받치고 있는 지하 저수지 등은 터키의 옛 영화를 여과없이 보여준다.   도시 전체가 눈에 덮인 듯 새하얀 파묵칼레는 석회층은 세계 자연유산, 유적들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다. 하얀 석회암 지대에 하늘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온천의 색이 대비돼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클레오파트라와 로마 황제들이 다녀갔던 파묵칼레 이곳저곳에 맨발로 발자국을 남기고, 온천물에 발을 담그는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파묵칼레에서 남서쪽으로 세 시간 남짓 달리면 고대 도시 에페소다. 1만 년에 걸쳐 20여 개의 문명이 탄생한 화려한 역사의 현장은 아직도 영광을 간직한 채 그 위엄을 자랑한다. 2만 5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원형극장, 화려한 건축미를 자랑하는 셀수스 도서관, 여신 테티스와 메두사의 부조가 새겨진 하드리아누스 신전 등 찬란한 인류의 유산을 두 눈으로 마주할 수 있다.   자연을, 유적을 벗 삼아 튀르키예에 머무는 것만으로 찬란한 인류의 신비를 조금은 깨우치는 기분이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박물관 세계 아야소피아 박물관 세계 문명 세계 최고

2023-07-13

밴쿠버, 살기 좋은 도시 세계 69위라는데 신뢰도는?

 밴쿠버에 소재한 부동산 컨설팅 기업이 주거, 투자 등을 고려할 때 밴쿠버는 69위에 해당한다고 보고서를 발표했다.   레저넌스 컨설턴트사(Resonance Consultancy Ltd.)가 발표한 2023년 세계 최고 도시 보고서에서 100위권 도시 중 밴쿠버는 중하위에 해당하는 69위를 기록했다.   1위는 런던, 2위는 파리, 3위는 뉴욕, 4위는 도쿄, 그리고 5위는 두바이가 차지했다. 그 뒤로 바르셀로나, 로마, 마드리드, 싱가포르, 그리고 암스테르담이 10위 안에 들었다.   캐나다에서는 토론토자 24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었고, 57위에 몬트리올, 65위에 캘거리 등이 올랐다.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서울이 26위를 차지했다.     이번 순위는 6가지에 대한 평가를 통해 정해졌다. 우선 장소(PLACE)는 기후, 안전도, 풍경 유적지, 그리고 옥외 시설과 활동 등이다. 생산성(PRODUCT)는 공항 연결, 관광매력, 박물관, 대학 순위, 그리고 대규모 회의장 등이다.     프로그램(PROGRAMMING)에는 문화, 밤문화, 식당, 그리고 쇼핑을 평가했고, 사람(PEOPLE)은 노동참여율, 교육 참여율로, 번영(PROSPERITY)은 세계 500대 기업 본사 수, 1인당 GDP, 고용률, 그리고 소득평등을, 그리고 홍보(PROMOTION)에서는 페이스북 체크인, 구글 검색, 트립어드바이저 리뷰,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그리고 구글 트렌드를 참조했다.   밴쿠버의 세부항목 순위를 보면 대학교에서 18위, 소득평등에서 20위로 상대적으로 좋은 점수를 받았다. 대항목에서는 장소는 163위, 생산에서는 68위, 프로그램에서 63위, 사람에서는 47위, 번영에서 115위, 홍보에서 67위로 대체로 좋지 못한 성적을 받았다.   서울은 세부 항목인 식당에서 2위, 박물관에서 7위로 상대적으로 좋은 점수를 받았다. 대항목에서 장소는 57위, 생산에서는 19위, 프로그램에서 18위, 사람에서는 102위, 번영에서 21위, 홍보에서 63위에 머물렀다.   표영태 기자밴쿠버 신뢰도 도시 세계 100위권 도시 세계 최고

2022-11-28

[Close-up] 타이틀리스트 인수한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중국 공략 전략 제시로 경쟁사 눌렀지요"

박현주(53.사진) 미래에셋 회장이 하버드 대학으로 유학 길에 오른 것은 2001년 3월이었다. 2000년 정보기술(IT) 버블이 꺼지면서 주요 기업의 주가가 곤두박질치자 국내 투자만으로는 더 이상 안 되겠다고 판단해서다. 박 회장은 '사업의 국제화'를 생각했다. 3년 뒤 홍콩법인을 세워 '국제화'의 첫발을 내디뎠다. 그리고 꼭 10년 지난주 마침내 첫 열매를 수확했다. 미래에셋맵스운용 사모투자펀드(PEF)가 휠라코리아와 함께 세계적인 골프공 '타이틀리스트'와 골프화 '풋조이' 브랜드를 보유한 미국의 아큐시네트 컴퍼니를 인수한 것이다. 토종 사모펀드가 세계 1위 브랜드를 인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한민국 투자지도를 바꿀 대형 사건"이라고 말했다. 인수전을 지휘한 박 회장은 "곧 미국과 캐나다로 (출장)가 (새로운 M&A를)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올해 안에 대형 해외 M&A를 3~4건 더 성사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수는 어떻게 시작됐나. "올 1월 글로벌 네트워크(해외 투자은행)를 통해 미래에셋에 제의가 왔다. 매각 주간사는 모건스탠리 뉴욕이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국내 대형 기관과 기업 등과 접촉했다. 휠라코리아도 이때 접촉하게 됐다." -골프공 회사를 고른 이유가 있나. "미래에셋이 해외 M&A를 할 때는 일정한 기준이 있다. 해당 브랜드가 있는 나라나 진출한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가 그 브랜드가 시장에서 압도적인가 등이다. 이런 조건이 맞아야 M&A때 실수를 하더라도 바로 회복할 수 있다. 아큐시네트 컴퍼니는 이 모든 것을 충족했다. 브랜드 가치가 좋았다." -어려운 점은 없었나. "캘러웨이.아디다스 등 세계적인 업체가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고전했다. 이들이 제시한 가격과 우리가 던진 가격이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담당 직원들은 하루 20시간씩 매달렸다. 직원들의 고생이 컸다. 나는 큰 틀의 방향만 정했다." -어떻게 세계적인 기업과의 인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었나. "중국 공략 전략을 제시했고 이게 먹혔다. 타이틀리스트 골프공은 짝퉁 천국 중국이 아직 완전히 베껴내지 못하는 몇 안 되는 제품이다. 한국 기업이 인수하면 지금 엄청나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할 수 있다고 아큐시네트 측을 설득했다. 이런 전략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의의는. "토종 사모펀드(PEF)도 외국과의 경쟁에서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거다. 물론 운도 따랐다." -또 이런 M&A를 계획 중인 게 있나. "올해 안에 3~4건을 더 성사시킬 계획이다. 이 가운데는 초대형 M&A도 몇 건 포함돼 있다." -경영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현재 경영진과 잘 해 나가겠다. 아큐시네트는 압도적인 1위 브랜드이기 때문에 많이 바꿀 필요가 없다." 김창규 기자

2011-05-23

한국 기업이 세계 최고 골프용품업체 인수, 휠라코리아·미래에셋 PEF

세계 최고의 골프용품 업체 타이틀리스트(Titleist)와 명품 퍼터 제조업체인 스코티 카메론이 한국 기업에 인수됐다. 휠라코리아와 미래애셋 PEF(사모투자펀드)는 20일 타이틀리스트 스코티 카메론 풋조이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적 골프용품 기업인 아큐시네트(Acushnet)의 지분 100%를 12억2500만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아큐시네트는 포춘 브랜즈(Fortune Brands)의 자회사로 연 매출은 13억달러다. 타이틀리스트는 골프채 및 골프공 등 각종 골프용품을 생산하는 업체로 특히 골프공은 세계 시장의 50% 이상 미국 시장 점유율은 60.9%에 이른다. 풋조이는 골프화 전문업체로 역시 세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스코티 카메론은 타이거우즈를 비롯한 프로 골퍼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명품 퍼터 제조업체다. 휠라코리아 측은 전략적 투자자로 미래에셋 PEF는 재무적 투자자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4개월에 걸쳐 진행된 경쟁 입찰에서 인수에 성공했다. 이번 인수전에는 캘러웨이 나이키 아디다스 테일러메이드 블랙스톤 등 세계적 사모펀드와 글로벌 스포츠 및 골프업체 등이 참여했으나 휠라코리아와 미래애셋 PEF는 현지법인 고용승계와 중국 등 아시아시장 진출 계획 등을 높이 평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휠라코리아와 미래애셋 PEF는 아쿠시네트 인수를 위한 홀딩컴퍼니를 설립해 올 3분기 중 인수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휠라코리아는 인수 뒤 아큐시네트의 실질적인 경영을 맡을 예정이다. 아큐시네트의 독립적인 경영을 유지하는 가운데 아시아시장이 요구하는 트렌디한 제품을 적극 개발해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휠라코리아 윤윤수 회장은 "아시아 시장에 대한 휠라의 축적된 노하우와 방대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아큐시네트가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맞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번 인수를 통해 휠라코리아도 세계적인 프리미엄 브랜드로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골프볼과 골프화에 집중돼 있던 아큐시네트의 기존 제품 구성에 휠라의 강점인 의류 부문을 접목해 시너지를 낸다는 방침이다. 김현우 기자 khwo@koreadaily.com

2011-05-20

[삼성 북미 통합 콜센터를 가다] 전화로 민원해결 한달 60만건

'따르릉, 따르릉!’ “고객님, 삼성전자에 연락 주셔서 감사합니다.” 18일 오전 9시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동남부의 작은 도시 그린빌. 고요한 벌판에 위치한 ‘삼성 북미 통합 콜센터’ 전화기들이 연신 울려댄다. 21인치 최신형 LCD 모니터 2대가 놓인 책상 앞에 마이크가 달린 헤드셋을 낀 상담원 300여명은 고객들의 질문에 대답하느라 정신 없다. 모니터 한 대에는 고객과의 대화 내용을 기록하고, 또 한쪽에는 제품 설명 매뉴얼을 보면서 대처하는 상담원들의 하루는 이렇게 시작됐다. 센터 곳곳 천장에는 목표 서비스 시간과 질 등을 평가하는 상황판의 수치가 시시각각 바뀌면서 상담원들의 자세를 긴장시키고 있다. 같은 시각 센터 중심에 위치한 상황실에서는 6대의 대형 모니터를 통해 각종 통계와 상담원들의 현재 상황이 실시간으로 점검되고 있다. 삼성전자 미주법인이 그린빌에 8만스퀘어피트 규모의 대형 콜센터를 연 것은 지난해 5월. 버라이즌 등 대형 통신업체와 비교하면 소규모지만 전자업계 콜센터로는 최대다. 이곳에서는 총 600여명의 상담원들이 교대로 오전 9시부터 자정까지 전국에서 걸려오는 전화상담을 맡는다. 한달 평균 걸려오는 전화만 60만건. “제품에서 세계 최고에 오른 삼성전자의 다음 단계는 서비스 강화입니다. 콜센터는 1등 서비스를 위한 꽃이라고 보면 되지요. 하지만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상황에서 최고를 달성하기 위한 싸움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미주법인 서비스 책임을 맡고 있는 서중채 상무의 말. 최고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상담원들의 업무는 철저하게 분업화돼 있다. 크게 단순 제품 안내와 고장 등을 처리하는 기술 상담, 이들도 처리 못한 내용을 담당하는 전문 상담 등이 그것이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전자제품의 특성상 주 단위로 직원 재교육이 3개 교육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진다. 한쪽에서는 효율이 떨어지는 상담원의 일대일 면담도 끊임없이 이뤄진다. 늘 고객들의 불평에 시달리는 직원들을 위한 사기진작 프로그램도 가동되고 있다. 한 상담원은 “직원 처우나 제품 퀴즈대회 등을 통한 분위기 전환 노력이 마음에 든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지난해 10월 센터는 미국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퍼듀대학교 ‘우수 콜센터 인증’을 TV 부문에서 획득했다. 오픈 5개월여만의 성과였다. 우수 콜센터 인증은 전 세계 5만여개의 콜센터 가운데 불과 8% 정도만 받았을 정도로 평가가 까다롭다. 센터는 한국어 전화상담 서비스팀(888-517-5350)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이 서비스는 지난해 하루 평균 15~20건의 상담을 했지만 최근 30~40건 이상으로 2배 가량 늘었다. 고객지원부 김승수 차장은 “2월 초 뉴욕중앙일보를 통해 소개된 후 입소문이 퍼지면서 고객들의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소개했다. 강이종행 기자 kyjh69@koreadaily.com

2010-02-22

서비스도 1등 '전자업계 최대 규모'삼성 북미 콜서비스센터를 가다

미국의 가전시장에서 삼성의 약진이 눈부시다. 가격과 성능을 앞세워 다양한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객 서비스 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한인 언론 최초로 사우스 캐롤라이나에 위치한 삼성 북미 콜서비스센터가 찾아봤다. '따르릉 따르릉!' "고객님 삼성전자에 연락 주셔서 감사합니다." 미국의 동남부인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의 작은 도시 그린빌. 고요한 벌판에 위치한 '삼성 북미 통합 콜센터'의 전화기들이 연신 울려댄다. 21인치 최신형 LCD 모니터 2대가 놓인 책상 앞에 마이크가 달린 헤드셋을 낀 상담원 300여명은 고객들의 질문에 대답하느라 정신 없다. 모니터 한 대에는 고객과의 대화 내용을 기록하고 또 한쪽에는 제품 설명 매뉴얼을 보면서 대처하는 상담원들의 하루는 이렇게 시작됐다. 센터 곳곳 천장에는 목표 서비스 시간과 질 등을 평가하는 상황판이 시시각각 수치를 바꿔가며 상담원들의 자세를 긴장시키고 있다. 같은 시각 센터 중심에 위치한 상황실에서는 6대의 대형 모니터를 통해 각종 통계와 상담원들의 현재 상황이 실시간으로 점검되고 있다. 삼성전자 미주법인이 그린빌에 8만스퀘어피트 규모의 대형 콜센터를 개장한 것은 지난해 5월. 버라이즌 등 대형 통신업체와 비교하면 소규모지만 전자업계 콜센터로는 최대다. 이곳에서는 총 600여명의 상담원들이 교대로 오전 9시부터 자정까지 전국에서 걸려오는 전화상담을 맡는다. 한달 평균 걸려오는 전화만 60만건. "제품에서 세계 최고에 오른 삼성전자의 다음 단계는 서비스 강화입니다. 콜센터는 1등 서비스를 위한 꽃이라고 보면 되지요. 하지만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상황에서 최고를 달성하기 위한 싸움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미주법인 서비스 책임을 맡고 있는 서중채 상무의 말. 최고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상담원들의 업무는 철저하게 분업화돼 있다. 크게 단순 제품 안내와 고장 등을 처리하는 기술 상담 이들도 처리 못한 내용을 담당하는 전문 상담 등이 그것이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전자제품의 특성상 주 단위로 직원 재교육이 3개 교육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진다. 한쪽에서는 효율이 떨어지는 상담원에 대한 일대일 면담도 계속된다. 늘 고객들의 불평에 시달리는 직원들을 위한 사기진작 프로그램도 가동되고 있다. 한 상담원은 "직원에 대한 처우나 제품 퀴즈대회 등을 통한 분위기 전환 노력이 마음에 든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지난해 10월 센터는 미국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퍼듀대학교 '우수 콜센터 인증'을 TV 부문에서 획득했다. 오픈 5개월여만의 성과였다. 우수 콜센터 인증은 전 세계 5만여개의 콜센터 가운데 불과 8% 정도만 받았을 정도로 평가 절차가 까다롭다. 센터는 한국어 전화상담 서비스팀(888-517-5350)도 운영하고 있다. 8월부터 시작된 이 서비스는 지난해 하루 평균 15~20건의 상담을 했지만 최근 30~40건 이상으로 2배 가량 늘었다. 한국어 담당 이진령 상담원 "언어로 고통받았던 고객에게 도움파" ‘이 전화는 처음이자 마지막 가장 중요한 콜이다’ 삼성전자 북미 통합 콜센터 한국어 전화 서비스 이진령(46·사진) 상담원 모니터에 뭍어 있는 문구다. 이씨는 늘 이 문구를 되뇌며 고객들에게 친절한 서비스를 약속한다. 그는 “제품 고장으로 전화하는 고객들은 대부분 실망을 화로 풀이한다”며 “반말과 욕에 가까운 폭언을 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그분들의 마음을 풀어드리고 도움까지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처음 상담원이 됐을 때 강성 고객을 만났을 때는 눈물을 터뜨릴 번 한 적도 많았다. 하지만 그는 “나도 처음 이민 왔을 때 언어 문제로 고생을 많이 했는데 고객들도 언어 때문에 받으셨던 고통을 이곳에서나마 풀 수 있는 창구가 돼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이겨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년 동안 인테리어 디자인을 하고 주부로서의 20여년 동안의 경험이 고객들의 서비스를 위해 도움이 됐다”며 “서비스 뒤 고마움을 표시하는 고객들을 만날 땐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콜센터에서 이씨는 공부벌레로 통한다. 지난해 12월에는 제품 설명 퀴즈대회에서 600여명의 직원 중 1위를 해 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이씨는 “한국에서의 환경이 달라졌기 때문에 서비스 방식이나 기간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고객들에게 바랐다. ‘한국어 서비스’ 이용자 급증 ☎888-517-5350 한국어 전화서비스(888-517-5350)의 이용자 급증하고 있다. 회사측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15~20명이었던 서비스 이용객은 올해 2월부터 30~40명으로 늘었다. 가장 많았던 날은 58명이다. 문의 내용은 제품 관련(60%) 내용이 가장 많고 수리 문의(25%)가 뒤를 잇고 있다. 한국산 노트북의 인터네셔널워런티에 대한 질문도 적지 않다. 삼성은 특히 한국어 상담 서비스를 널리 알리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서비스 시간도 오후 9시(이하 동부시간 기준)까지 연장해 한인 고객들이 편리한 시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는 오전 9시~오후 6시까지만 운영된다. 서비스 책임을 맡고 있는 서중채 상무는 “고객의 문의가 늘어나면 상담원 증원이나 다른 방법의 서비스 개선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이종행 기자

2010-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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